
– 비만 치료 전문가 리 캐플란 박사, 비만 치료제 남용 우려 지적
최근 한국에서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이 미용 목적으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비만 및 비만대사 연구소 리 캐플란 소장은 **”마름에 대한 문화적 갈망이 사회적 질병이자 심리적 질병일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비만 치료제는 반드시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플란 박사는 14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비만 치료의 최신 동향과 비만 치료제의 올바른 사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비만 치료제의 남용, 비만 환자들에게 자원 부족 초래할 수도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은 새로운 체중 감량제의 등장으로 변화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특히 ‘위고비(Wegovy)’와 같은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높은 효과를 보이며,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캐플란 박사는 비만하지 않은 사람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치료 자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비만 치료제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돼야 합니다. 마른 사람이 비만 치료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즉각적인 위험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비만 치료 자원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약물 치료가 중심이 될 것”
최근 수년간 비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효과적인 약물이 개발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비만 치료는 식이 조절과 운동을 강조하는 방식이었으며, 심각한 경우 비만 수술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은 비만 치료 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비만은 질병입니다. 단순히 살을 덜 찌게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과거 비만 치료제들은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 치료제처럼 효과적인 약이 개발되었습니다.”
특히, 기존 비만 치료 모델에서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환자 스스로 체중을 관리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는 10% 미만의 환자만이 성공하는 방식이었다. 캐플란 박사는 **”비만 치료는 이제 의료적 개입이 필수적이며,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만 치료제 vs. 비만 수술: 경쟁 아닌 ‘상보적 관계’
최근 강력한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비만 수술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캐플란 박사는 **”비만 치료제와 비만 수술은 경쟁 관계가 아닌 상보적인 관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출시된 비만 치료제는 비만 수술 대비 약 75%의 효과를 보입니다.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한 후, 필요할 경우 수술로 이어지는 방식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반대로, 수술 후에도 체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결국, 비만 치료는 개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접근법이 필요하며, 약물과 수술이 함께 활용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만 치료의 미래: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 올까?
비만 치료의 다음 단계는 유전적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만 해도 100가지 이상이며, 각기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
“모든 환자가 같은 비만 치료제에 반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환자가 특정 치료제에 효과를 보일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전자 검사나 혈액 검사 같은 ‘바이오마커(biomarker)’ 기술이 발전해야 하며, 비만 환자의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도 필요하다.
비만 치료, 다학제적 접근 필요… 암 치료 모델 참고해야
비만 치료는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내분비학, 영양학, 정신건강학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캐플란 박사는 **”암 치료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비만 치료에서도 여러 전문 분야가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비만 환자가 모든 의료진을 만날 필요는 없지만, 환자가 원할 경우 여러 전문가의 협진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비만 치료의 비용 문제, 해결책은?
현재 비만 치료제와 비만 수술은 비용이 높아 저소득층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캐플란 박사는 설명했다.
“체질량지수(BMI)만으로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얼마나 높은가입니다. 장기적으로 가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장기적으로 비만 치료제의 가격이 점차 낮아지면서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0년 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비만 치료제를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비만 치료제 발전에도 비만율 증가… 원인은 스트레스?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비만율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다. 캐플란 박사는 **”비만의 원인에 대한 학술적 견해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단순히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만성 스트레스가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 사용, 사회적 압박,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요인이 비만을 유발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비만 치료제의 발전만으로 비만율을 낮출 수 없으며, 예방 전략과 함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결론: 비만 치료,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질병 관리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리 캐플란 박사는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제는 ‘의료적 개입 +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만 치료제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사용돼야 한다.
✅ 약물 치료와 비만 수술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이다.
✅ 유전자 검사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가 미래의 방향이 될 것이다.
비만은 단순한 다이어트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건강 문제이며 의료적 접근이 필수적인 질환이다. 앞으로 비만 치료가 어떻게 발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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