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의 붉은색을 내는 항산화 성분 ‘라이코펜(lycopene)’이 암 발생 위험을 낮추고,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최대 11%, 암 사망 위험이 최대 2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개 연구 분석, 라이코펜의 암 예방 효과 확인
2일(현지 시각) 의료 전문 매체 *뉴스 메디컬(News Medical)*에 따르면, 이란 이스파한대학교 연구팀은 2023년 7월까지 발표된 총 121개의 관련 연구를 분석하여 라이코펜 섭취와 암 위험 간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토마토 및 라이코펜 섭취량과 혈중 라이코펜 수치를 기준으로 그룹을 나누고, 이들의 암 발생률 및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라이코펜 섭취량이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에 비해 전체 암 발생 위험이 5% 낮았다. 또한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암 발생 위험이 11% 감소했으며,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10μg/dL 증가할 때마다 암 발생 위험이 5%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라이코펜을 많이 섭취한 그룹에서 11~16% 낮아졌으며,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최대 24%까지 감소했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예방 효과 두드러져
연구진은 특히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특정 암에서 라이코펜의 긍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 폐암: 혈중 라이코펜 농도가 높은 그룹에서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5%까지 감소했다.
- 전립선암: 기존 연구에서도 라이코펜이 전립선암 예방 및 진행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 유방암: 유방암 위험도 라이코펜 수치가 높은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팀은 “라이코펜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염증 반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폐암 사망률이 35%까지 낮아진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대부분의 연구가 서구권 인구를 대상으로 수행된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자궁내막암이나 피부암 등 비교적 덜 연구된 암종에 대한 연구도 확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코펜, 어떻게 섭취해야 효과적일까?
우리 몸은 라이코펜을 스스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라이코펜은 토마토뿐만 아니라 수박, 자몽, 파파야, 당근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1. 하루 적정 섭취량
연구에 따르면 하루 5~7mg의 라이코펜 섭취가 암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루 10mg 이상 섭취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2. 조리 방법이 중요
라이코펜은 지용성 성분이므로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생토마토보다 조리된 토마토에서 라이코펜의 체내 이용률이 증가한다.
- 생토마토(123g) 한 개: 약 3~4mg의 라이코펜 함유
- 토마토 소스·케첩: 열을 가하면 라이코펜 구조가 변화하여 체내 흡수가 더 잘됨
- 올리브오일과 함께 섭취: 지용성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지방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증가
예를 들어, 토마토를 올리브오일에 볶아 먹거나, 토마토소스를 활용한 요리를 섭취하면 라이코펜의 체내 흡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라이코펜 섭취 시 주의할 점
라이코펜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성분이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피부가 주황빛을 띠는 ‘라이코펜증(lycopenodermia)’**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건강에 해롭지는 않지만, 장기간 과다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라이코펜 보충제보다는 자연 식품에서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연구에 따르면 라이코펜을 보충제 형태로 섭취할 경우, 음식에서 섭취하는 것만큼의 효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결과도 있다. 이는 식품 속 라이코펜이 다른 항산화 성분과 함께 작용하여 상승 효과를 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결론
이번 연구를 통해 라이코펜이 항산화 작용을 통해 암 발생 위험과 암 사망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특히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에서 강력한 예방 효과가 확인됐으며, 하루 5~7mg의 라이코펜 섭취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체내 흡수를 높이기 위해 토마토를 조리해 먹거나, 올리브오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자연 식품을 통한 라이코펜 섭취를 꾸준히 실천한다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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